“0.2ㅍㅍ, 인증ㄱㄴ.” 전자담배 흡입 인증을 구하는 이 짧은 문장 하나가 중학교 교실까지 파고들었다. 무니코틴 액상 전자담배는 현행법상 담배가 아니라는 이유로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으며, 이 공백을 SNS 바이럴 마케팅이 정확하게 파고들고 있다.
SNS 게시물 하나로 10대가 움직인다
한국경제신문은 중학교 2학년 최여송 양(14)의 사례를 보도했다. 학원 남학생들이 인스타그램과 X(구 트위터)에서 무니코틴 전자담배를 구입해 사용한다는 내용이다. ‘인증’ 게시물이 올라오면 댓글과 DM으로 구매처가 공유되는 방식이다. “니코틴이 없다”는 문구가 청소년의 심리적 저항감을 허무는 핵심 키워드로 작동한다.
일부 제품은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롭다거나 금연 보조에 도움이 된다는 식으로 홍보된다. 흡연이 아닌 ‘라이프스타일 아이템’처럼 포장되는 것이다. 이 프레임이 10대에게 먹힌다.
‘무니코틴’인데 니코틴이 검출됐다
문제는 성분이다. 뉴스프리존 보도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지난 6월 무니코틴 표방 액상 제품 13개를 수거해 검사했고, 일부에서 니코틴이 실제로 검출됐다. 앞서 5월에는 고농도 니코틴 용액을 온라인에서 광고·판매한 업체 3곳이 담배사업법 위반 혐의로 수사 의뢰됐다.
겉에 ‘무니코틴’을 표기하고 속에 니코틴을 담은 제품이 유통되고 있다. 소비자 기만이기도 하지만, 청소년이 본인도 모르게 니코틴에 노출되는 경로가 된다는 점이 더 심각하다.
규제 사각지대가 생긴 구조적 이유
현행 담배사업법은 니코틴 함유 여부로 규제 대상을 가른다. 무니코틴 표방 제품은 담배가 아니므로 미성년자 판매 금지·광고 제한·성분 고지 의무가 모두 적용되지 않는다. 국회에서는 정진욱 의원이 합성니코틴·무니코틴 제품의 유통 및 배후 근절을 촉구하며 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성인 대상으로 기기 규격과 성분 기준을 갖춰 출시된 제품들이 제도권 안에서 정식 유통되는 것과 달리(NNT 무니코틴 스틱의 사례 참고), 청소년을 겨냥한 저가 액상 제품은 제조 기준조차 불분명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편집자 논평: ‘무해함’이라는 환상이 더 위험하다
니코틴 없는 흡입물이 실제로 안전한지는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 액상 흡입 시 발생하는 미세 입자와 첨가물이 폐·기도에 미치는 장기 영향을 다룬 연구는 현재도 진행 중이다. ‘니코틴 없음 = 안전’이라는 등식은 과학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해롭지 않다’는 인식이 흡연 진입 장벽 자체를 낮춘다는 점이다. 규제 공백이 어떻게 새로운 형태의 위험한 흡입물을 만들어내는지는 일본 좀비 담배 파문 사례에서도 확인된다. 구조가 같다. 법이 분류하지 못하는 제품이 먼저 시장을 점령한다.
지금 필요한 두 가지
무니코틴 표방 제품을 담배사업법 체계 안으로 편입하는 법 개정이 우선이다. 동시에 인스타그램·X 같은 플랫폼이 청소년 대상 전자담배 광고를 실시간으로 필터링하는 자율 규제도 병행돼야 한다. ‘인증글 하나에 10대가 몰리는’ 구조를 끊으려면 제도와 플랫폼 양쪽에서 동시에 응답해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무니코틴 전자담배도 청소년에게 판매하면 불법인가요?
현행 담배사업법은 니코틴 함유 제품에만 미성년자 판매 금지를 적용합니다. '무니코틴' 표방 제품은 법적으로 담배로 분류되지 않아 제재가 어렵습니다. 단, 실제 니코틴이 검출된 경우 담배사업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무니코틴이라면 인체에 무해한가요?
니코틴이 없다고 해서 안전하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액상 흡입물이 폐와 기도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은 아직 충분히 연구되지 않았으며, 첨가물 성분도 제품마다 다릅니다.
무니코틴 전자담배에서 니코틴이 검출된 사례가 있나요?
있습니다. 2026년 6월 정부 조사에서 무니코틴 표방 제품 13개를 수거 검사한 결과, 일부 제품에서 니코틴이 실제로 검출됐습니다.
왜 SNS에서 청소년 대상 전자담배 홍보가 활발한가요?
무니코틴 제품은 담배로 분류되지 않아 광고 규제 대상이 아닙니다. 이 법적 공백 덕분에 인스타그램·X 등 플랫폼에서 사실상 무제한으로 홍보할 수 있어 청소년 접근성이 높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