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가방 하나에서 현금과 수표 10억 원이 쏟아졌다. 전자담배 원재료를 허위 신고해 64억 원을 체납한 40대 사업자를 덮친 국세청·관세청 합동 수색반이 마주한 장면이다. 합성니코틴 액상 전자담배는 담배세 사각지대에서 10년간 세금 없이 성장하며 탈세와 마약이라는 이중 문제를 낳았다. 이제 정치권과 수사기관이 동시에 움직이기 시작했다.
정치권이 꺼낸 “16조 탈세” 카드
더불어민주당 정진욱 의원은 7월 23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를 둘러싼 탈세 규모가 최대 16조 원에 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출처: 아시아경제·네이버뉴스). 그는 이를 “10년간의 대국민 사기극”으로 규정하며 범정부 단속과 전면 조사를 촉구했다. 16조 원은 의원 측 추정치로 정부의 공식 확인이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제도 공백의 규모를 가늠케 하는 수치다.
논란의 핵심은 분류 문제에 있다. 합성니코틴은 담뱃잎에서 추출하지 않고 화학적으로 합성한 물질이라 현행 담배사업법상 ‘담배’로 보지 않는다. 담배소비세·개별소비세 부과 대상에서 빠진다는 뜻이다. 시장은 이 구멍을 10년 넘게 파고들었다.
청소년 마약 진입 통로가 된 합성대마 액상
문제는 탈세에 그치지 않는다. 경찰청 분석에 따르면 신종 마약이 매년 10종 이상 새로 발견되고 있으며, 지난해 압수 마약 중 신종이 차지하는 비율은 31%에 달했다(출처: 매일경제·네이버뉴스). 그 중심에 속칭 ‘브액’으로 불리는 액상형 합성대마가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일반 전자담배와 기기 외형이 동일하다. 흡연처럼 보이기 때문에 주변 시선도 덜 받는다. 심리적 진입 장벽이 낮아지는 구조다. 이 같은 맥락에서, 무니코틴 액상에도 불법 성분이 혼입될 수 있다는 이중 함정은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성분 표기와 유통 경로를 확인하지 않으면 소비자도 알아채기 어렵다.
합동 수색 현장에서 드러난 탈세의 민낯
인사이트가 전한 내용에 따르면, 이번에 적발된 체납자는 전자담배 원재료 품목을 허위 기재하고 매출을 의도적으로 낮춰 신고하는 방식으로 수십억 원대 세금을 피해왔다(출처: 인사이트). 국세청과 관세청이 처음으로 합동 수색반을 꾸렸다는 사실 자체가, 개별 기관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현실을 방증한다. 가방 속 10억 원은 체납액의 일부에 불과하다.
소비자가 지금 확인해야 할 것
규제 공백의 피해는 사업자와 국고에만 머물지 않는다. 합성니코틴 또는 합성대마 성분이 담긴 제품이 일반 전자담배 매대에 섞여 유통될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 성분 표기를 꼼꼼히 확인하고, 정식 허가된 유통 경로에서 구매하는 습관이 현실적인 자기 보호 수단이다.
이번 논란이 법령 개정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다만 10년간 방치된 제도적 사각지대가 이제야 정치권·수사기관·언론 모두의 주목을 동시에 받고 있다는 사실은 명확하다. 합성니코틴 시장의 투명화는, 제대로 된 전자담배를 고르려는 소비자에게도 반드시 필요한 변화다.
자주 묻는 질문
합성니코틴이 담배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합성니코틴은 담뱃잎에서 추출한 천연 니코틴이 아닌 화학적으로 합성된 물질로, 현행 담배사업법상 '담배'로 분류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담배소비세·개별소비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되어 사실상 세금 없이 유통이 가능한 구조가 유지되어 왔습니다.
합성대마 액상(브액)이 청소년에게 특히 위험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속칭 '브액'으로 불리는 액상형 합성대마는 일반 전자담배 기기와 외형이 동일해 투약 사실을 주변에서 알아채기 어렵고, '담배를 피우는 것과 비슷하다'는 착각이 심리적 접근 장벽을 크게 낮춥니다. 전 연령대 가운데 특히 청소년층의 초기 마약 유입 경로가 되는 이유입니다.
이번 합성니코틴 탈세 논란에서 실제 적발된 사례가 있나요?
국세청·관세청 합동 수색반은 전자담배 원재료 품목을 허위 신고하고 매출을 축소해 64억 원을 체납한 40대 사업자를 압수 수색해 여행 가방에서 현금·수표 10억 2,000만 원을 발견했습니다. 이는 합동 수색반이 처음 운영된 사례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