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니까 괜찮다’고 여겼다면, 이번 영국 연구는 그 믿음을 정면으로 흔든다.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자의 심폐 기능과 운동 능력 저하가 연초 흡연자와 유사한 수준이었다는 결과가 국제학술지에 실렸고, 국내에서는 규제 사각지대였던 합성니코틴 제품도 법 테두리 안으로 들어왔다. 두 흐름이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영국 연구팀이 밝혀낸 것
맨체스터 메트로폴리탄대 연구팀은 18~30세 성인 75명을 대상으로 액상형 전자담배가 심폐 기능과 체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결과는 국제학술지 유럽호흡기학회 오픈 리서치(ERJ Open Research)에 게재됐다.
핵심은 단순하다. 비흡연자 대비 전자담배 사용자의 운동 능력이 뚜렷하게 낮았고, 그 하락 폭이 연초 흡연자와 거의 같은 수준이었다. 연구팀은 “전자담배가 더 안전하다는 인식이 청년층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있다”는 점을 특히 우려했다. ‘덜 해롭다’와 ‘안전하다’는 전혀 다른 말이다.
표본이 75명으로 크지 않아 일반화에는 유보가 필요하다. 니코틴 농도나 사용 기간, 개인 건강 상태에 따라 편차가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심폐 기능 저하가 관찰됐다는 사실 자체는 가볍게 넘기기 어렵다.
국내 규제도 조용히 달라졌다
국내에서도 변화가 동시에 진행됐다. 올해 4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으로, 그동안 법적 정의 밖에 있던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가 기존 담배와 동일한 규제를 받게 됐다. 2개월 계도 기간(4월 24일~6월 23일)이 끝난 뒤, 경남도·창원시가 합동 현장 점검에 나선 것도 이 맥락이다(경남도민일보).
국회에서도 목소리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정진욱 의원은 합성니코틴 전자담배의 불법 국내 유통과 대규모 탈세 의혹을 거론하며 범정부 합동조사단 구성을 촉구했다(광주매일신문). 규제 공백이 유통 질서 문제로까지 번졌다는 지적이다.
무니코틴 전담이 다시 눈길을 끄는 이유
이 흐름 속에서 니코틴이 없는 무니코틴 액상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자연스럽다. 건강 우려와 규제 강화가 맞물리면서, 흡연 습관은 이어가되 니코틴 노출은 줄이고 싶다는 수요가 생겨나고 있다. 타격감으로 흡연 경험 자체를 대체하려는 무니코틴 전담 제품군이 주목받는 배경이기도 하다. 다만 무니코틴이라고 해서 모든 건강 우려에서 자유롭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니코틴 이외의 성분이나 흡입 행위 자체의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이 필요한 영역이 남아 있다.
짚고 가야 할 것
이 연구 하나로 ‘전자담배 = 연초와 동급’이라는 결론을 내리기는 이르다. 그러나 ‘전자담배니까 운동해도 괜찮겠지’라는 안도감이 습관화를 부추긴다면, 그 부분이 정확히 이번 연구가 경고하는 지점이다. 규제와 연구가 같은 방향을 가리킬 때, 사용자 입장에서도 한 번쯤 다시 따져볼 시점이다.
자주 묻는 질문
전자담배는 일반 담배보다 건강에 덜 해롭지 않나요?
영국 맨체스터 메트로폴리탄대 연구(ERJ Open Research 게재)에 따르면 액상 전자담배 사용자의 심폐 기능·운동 능력 저하 수준이 연초 흡연자와 유사했습니다. '덜 해롭다'는 표현이 '안전하다'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합성니코틴 전자담배도 국내 담배법으로 규제받나요?
네. 2024년 4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으로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가 기존 담배와 동일한 규제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계도 기간(4월 24일~6월 23일) 종료 후 현장 점검이 진행 중입니다.
무니코틴 전자담배는 건강에 영향이 없나요?
무니코틴 제품은 니코틴 의존 문제를 피할 수 있지만, 흡연 행위 자체나 기타 성분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전혀 없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개인 건강 상태와 사용 기간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