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를 끊은 뒤 전자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스스로를 금연자라 부른다. 그런데 국내 최대 규모 코호트 연구가 그 판단에 제동을 걸었다. 일반담배를 끊고 전자담배를 매일 사용하는 사람은 완전 금연자보다 폐암 발생 위험이 1.56배, 사망 위험은 2배 높다. 해석의 여지가 없는 숫자다.
452만 명 데이터가 보여준 세 집단의 격차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이 2026년 7월 공개한 이번 분석은 국내 성인 약 452만 명의 건강보험 데이터를 장기 추적한 코호트 연구다. 비교 집단은 세 가지였다. ▲일반담배(궐련·연초) 지속 흡연자 ▲일반담배를 끊고 전자담배로 전환해 매일 사용하는 사람 ▲두 가지 모두 끊은 완전 금연자.
전자담배 전환자는 연초 지속 흡연자보다 폐암 위험이 낮게 나왔다. 이 지점만 보면 ‘전담이 연초보다 낫다’는 통념이 부분적으로 확인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완전 금연자와 비교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폐암 발생 위험 1.56배, 사망 위험 2배. 이 격차는 매일 전담을 사용하는 한 좁혀지지 않는다. (출처: 이데일리, 2026.07.01)
반쪽 금연이 위험한 이유
‘금연 보조’로 전자담배를 시작했다가 수년째 매일 피우는 패턴은 흔하다. 이번 연구가 경고하는 것은 정확히 이 고착 상태다. 전환의 중간 단계가 습관으로 굳어지는 순간, 완전 금연과의 건강 격차는 유지된다.
전자담배 액상의 향료 성분, 가열 과정에서 생성되는 열분해 산물, 그리고 니코틴이 기도와 폐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은 아직 연구가 진행 중인 영역이다. ‘연초보다 독성이 적다’는 근거와 ‘무해하다’는 근거는 다르다. 이 두 가지를 혼동하는 것이 반쪽 금연을 정당화하는 논리가 된다.
무니코틴 전담이 거론되는 맥락, 그리고 한계
이번 연구의 피험자는 니코틴 함유 전자담배를 매일 사용하는 집단이었다. 이 맥락에서 니코틴 자체를 배제한 무니코틴 전담이 선택지로 주목받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흡연 행위의 심리적·행동적 의존을 관리하면서 니코틴 섭취는 차단하는 전략이다.
레딜 제로처럼 니코틴 무첨가를 명시한 제품들이 그 선택지 중 하나로 거론된다. 다만 무니코틴 전담의 장기 안전성 역시 충분한 임상 데이터가 없는 영역이다. 완전 금연을 위한 중간 경로로 활용할 수 있을지언정, 완전 금연의 대체재로 삼아서는 안 된다.
또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2026년 6월 정부 합동 조사에서 무니코틴 표방 전자담배 제품 일부에서 실제 니코틴이 검출됐다. 제품 선택 전 성분 표기를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관련: 무니코틴 표방 전담 니코틴 검출 문제와 성분 선택 기준)
연구가 가리키는 하나의 방향
이번 데이터는 전자담배를 단죄하려는 것이 아니다. 완전 금연의 건강 이점을 대규모 수치로 입증한 것이다. ‘연초를 끊고 전담으로 옮긴 것이 연초를 계속 피우는 것보다 낫다’는 결과 역시 이 연구 안에 있다. 그러나 그것을 금연 성공으로 오해하는 순간, 폐암 위험 1.56배와 사망 위험 2배라는 격차는 고스란히 남는다.
담배를 끊으려는 사람에게 이 연구는 하나의 방향만 가리킨다. 완전히, 끊어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전자담배로 바꾸면 금연한 것과 같은 효과인가요?
아닙니다. 분당서울대병원 연구에 따르면 일반담배를 끊고 전자담배를 매일 사용하는 사람은 완전 금연자보다 폐암 발생 위험이 1.56배, 사망 위험이 2배 높습니다.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덜 해롭다는 건 사실인가요?
같은 연구에서 일반담배 지속 흡연자보다 전자담배 전환자의 폐암 위험이 낮게 나타난 것은 맞습니다. 다만 '덜 해롭다'는 것이 '안전하다'거나 '금연과 동일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무니코틴 전자담배도 같은 위험이 있나요?
이번 연구는 니코틴 함유 전담 매일 사용자를 기준으로 한 분석입니다. 무니코틴 제품의 장기 영향에 대한 독립적 연구는 아직 충분하지 않으며, 완전 금연이 최선이라는 원칙은 동일합니다.
전자담배를 금연 보조 수단으로 써도 되나요?
금연 과정에서 일시적 수단으로 거론되기도 하지만, 이번 연구는 매일 장기 사용 시의 건강 격차를 지적합니다. 완전 금연을 목표로 점진적으로 줄여나가는 것이 권장됩니다.
전자담배 사용 시 폐암 위험을 높이는 요인은 무엇인가요?
전자담배 액상에 포함된 니코틴, 향료, 가열 과정에서 생성되는 열분해 산물 등이 폐에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구체적 기전은 연구가 진행 중이며, 개인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