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니코틴’이라더니, 4개 중 1개에서 니코틴이 나왔다
‘니코틴 0mg’ 라벨이 곧 ‘니코틴 없음’을 보장하지 않는다. 무니코틴 표방 액상형 흡입제품 4개 중 1개꼴로 니코틴이나 유사니코틴이 검출됐다는 정부 발표가 나왔다. 정부가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무니코틴 표기 제품을 무작위로 검사한 결과, 일부에서 니코틴 또는 미검증 화학물질인 ‘유사니코틴(6-메틸니코틴)’이 잡힌 것이다. 광고 문구만 보고 안심해 온 소비자에게는 적지 않은 충격이다. 관련 보도는 네이버 뉴스와 택스타임즈가 자세히 다뤘다.
‘유사니코틴’이 더 까다로운 이유
이번에 함께 검출된 6-메틸니코틴은 사실상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물질이다. 화학 구조가 니코틴과 닮았지만 법령상 ‘니코틴’에 포함되지 않아 표기 의무에서 빠진다. 제조사가 “우리 제품은 니코틴이 아니다”라고 항변할 여지를 만드는 셈. 독성 자료조차 충분히 쌓이지 않은 신종 성분이라 오히려 더 까다롭게 다뤄야 한다. 매일일보에 따르면 정부는 액상형 흡입제품 관리 체계 자체를 손보겠다는 입장이다.
소비자가 라벨 너머 확인할 것
이런 시장에서 무니코틴 기기를 고를 때 기댈 단서는 결국 ‘제조사가 어디까지 공개하는가’다. 원료 성분표·시험 성적서·유통 경로가 정리돼 있는 브랜드와, ‘0mg’ 한 줄만 키운 브랜드는 분명히 다르다. 카트리지 교체형은 더 그렇다. 액상이 바뀔 때마다 성분 책임 주체가 흐려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무니코틴 라인업을 운영하는 레딜처럼 디바이스·카트리지 정보와 사용 가이드를 분리해 공개하는 브랜드라면, 적어도 추적은 가능하다. 다만 어떤 브랜드든 ‘검사를 통과했다’가 ‘평생 안전하다’와 같은 말은 아니다. 프로필렌글리콜·글리세린·향료처럼 액상에 흔히 들어가는 성분이 가열·흡입 시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연구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지금 시장에 필요한 변화
이번 적발의 의미는 ‘무니코틴=안전’이라는 단순 도식이 깨졌다는 데 있다. 소비자가 라벨을 매번 의심해야 하는 시장은 정상이 아니다. 제조·수입사에는 성분 공개 의무를, 규제 당국에는 유사니코틴 같은 신종 물질을 빠르게 분류·관리할 체계를 요구해야 한다. 비흡연 청소년이 무니코틴 제품을 흡연 진입로로 삼지 않도록 광고 규제도 같이 손봐야 한다. 더 넓은 시장 관점은 무니코틴 표방 단속 강화 분석에서 이어 읽을 수 있다.
마무리: 라벨이 아니라 ‘문서’를 본다
‘무니코틴’ 한 단어만 보고 제품을 고르는 시대는 끝나가는 중이라고 본다. 0mg 문구 대신 성분 시험 성적서, 제조원, 카트리지 유통 경로를 보여달라고 요구하는 것 — 라벨은 마케팅이고, 문서는 책임이다.